가제트 자작 시

옹이 전설

밴쿠버가제트 2015. 11. 28. 07:01

옹이 전설

                                      설강(雪江유장원


바람까지 침몰하는 어두운 숲에 낯선 여인 하나,

나를 읽는다

지워버린 기억들

하나  도토리 모으듯 꺼내는데

  도토리 같은 눈송이

다시 나를 덮는다

 

 쌓인 그녀에게서 옹이가 보인다

옹이가 옹이를 만나면 아문다는 원주민 전설을 기억해 내며

그녀에게 옹이를 대어본다

다섯 여섯 도토리 쌓여간다

 

우리를 지켜보는 숨죽인 나무들 사이에서

딱따구리 톡톡  

 맘대로 휘갈기며 그녀를 다듬는 저녁

일곱 여덟 그리고 아홉 도토리 별들 영글어가고

전설처럼 옹이 사라진 그곳을

 손가락 쓰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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