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고 깨달은 또 한가지 교통 사고를 당했는데 외상이 많지 않은게 감사하다. 그래도 내상이 있어서 몸 전체적으로는 신경이 쓰인다. 몸이 정상일 때에는 못 느낀 것인데 몸의 한 부분이 아프니 몸 전체가 그 아픈 부분에 맞추는 느낌이다. 가령 물을 먹다가 사래가 걸렸을 때 보통 같은면 기침이 대여섯.. 가제트 글방 2011.10.30
그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 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 책갈피 2011.10.23
장돌뱅이 일기(4) 1. 나무껍질을 뜯으면 파도 거품이 보글대고 벌판을 한꺼풀 벗기면 바다가 허연 살을 드러낸다 나뭇가지 위로 기러기 알 하나 낳으면 어부가(漁夫歌) 뉘엿뉘엿 넘어간다. 에야노 야노야 어기여차 벌겋게 싯벌겋게 재가 되어 넘어간다 2. 장돌뱅이 삶의 반은 자동차인데 그 삶에 깔린 생명들이 누렇게 .. 가제트 글방 2011.10.04
장돌뱅이 일기(3) 生의 마지막을 유리창에 짝--------- 쭉---- 빡- 고등어 모가지가 도마 위에서 분리되는 소리 아마추어 밴드부가 연주하듯 불편하게 울려퍼져 하필 바로 코 앞에서. 쓸모없이 넓은 땅 씰떼없이 몰려 다니다 고날 고 시각에 재수없게 날 만나 나는 계속 가고 느그들은 아조 갔다. 지구에 70억 인간이 살고 지.. 가제트 글방 2011.09.27
장돌뱅이의 일기(2) 항상 바람은 불었다. 세거나 약하거나 벌판에게 있어 바람은 운명 같은 것. 때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많다고 하지만 보이는 것조차 벅차다. 오늘은 약한 바람도 힘에 겹다. 갈대가 흔들리는 건 바람 때문이지만 흔들리는 몸은 바람이 아니라 마음 때문. 마음에 있어서 바람도 운명 같.. 가제트 글방 2011.09.13
장돌뱅이의 일기(1) 달리는 차 안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바람은 몸 속을 휘 돌더니 다시 차 밖으로 빠져나가고 들판에 눕는다. 검정 소가 드러누운 넓은 알버타 벌판 한 켠에 푸드럭거리며 눕는다. 가장 살찐 소가 가장 먹기 좋은 소 빨리 자라면 빨리 죽는다. 검정 소는 알고 있을까? 바람이 소 위로 심드렁하게 자빠지고 .. 가제트 글방 2011.09.02
몽구데이(Mongu Day)의 전설 해마다 7월 2일이면 열리는 몽구데이(Mongu Day)가 2052년인 올해 더욱 빛나는 것은 기현옹이 60세를 맞이하는 까닭이다. 원탁 테이블에 둘러 앉아 기현옹을 보고 있는 전 세계에서 뽑힌 12명의 똘망똘망한 눈초리가 올해는 더욱 빛나 보이며 그 빛들은 기현옹을 40년 전 그 날의 기억 속으로 힘차게 끌어 당.. 가제트 글방 2011.07.03
눈과 함께 춤을 이렇게 펄펄 흐드러지며 날게 되기 까지 적어도 두 세번은 모습이 변했을 너 눈(雪)이여! 아직도 두 세번은 더 변해야 할 너에게 지겹다거나 차갑다거나 혹 귀찮다는 말을 누군가 건넬지라도 행여 얼음으로 미리 변해 뒤통수 치는 일은 없기를.... 오늘 이 시간만큼은 그 모습 그대로 나와 함께 얼씨구 .. 가제트 자작 시 2011.03.16
새벽에 몸 좀 풀자. 건조한 캘거리의 새벽 공기가 카페트 위에서 보풀보풀 일어서며 되지도 않을 가위질로 눌러버리기 전에 몸을 풀자 흥얼거리며 목을 풀고 발가락은 조물딱거리며 손가락 꼬드득,딱 소리 나게 하면 밤새 베게와 비비적거리며 연애하던 모가지 정신차리며 빙빙 돌아가고 배꼽은 벌렁벌렁 비로서 눈동자.. 가제트 자작 시 2011.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