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섬
설강 유장원
결국 오고야 마는 것을
깃발 사라졌던 그 곳에서
다시 보이는 선선한 바람
남겨진 여름이 아직 뜨거운 모래밭
보낼 수 없다는데
가야만 한다고
섬이 부른다
그리운 건 견딜 수 있지만
외로운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배 한 척 보낸 섬은
가을 하늘
두고 갈 뭍은
여름 바다
사랑했었다
그리워 할꺼야
그런 말
말자
가을엔
섬에 있을테니까
섬이 있으니까
결국 가야만 하는 것을
그리고 혼자라는 것을
배낭 깊이 넣어 둔 여름 햇살이
등을 따습게 하는
늦은 여름이거나
이른 가을인
바다 혹
하늘
아니면
섬이거나
또 섬
혹은
섬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