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트 자작 시

가을 섬

밴쿠버가제트 2015. 8. 19. 04:06

가을 섬


                                         설강 유장원


결국 오고야 마는 것을

깃발 사라졌던 그 곳에서

다시 보이는 선선한 바람


남겨진 여름이 아직 뜨거운 모래밭

보낼 수 없다는데

가야만 한다고

섬이 부른다

그리운 건 견딜 수 있지만

외로운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배 한 척 보낸 섬은 

가을 하늘

두고 갈 뭍은

여름 바다


사랑했었다

그리워 할꺼야

그런 말

말자

가을엔

섬에 있을테니까

섬이 있으니까


결국 가야만 하는 것을

그리고 혼자라는 것을

배낭 깊이 넣어 둔 여름 햇살이

등을 따습게 하는

늦은 여름이거나

이른 가을인

바다 혹 

하늘

아니면 

섬이거나

또 섬

혹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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