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가 안에 꽉 차 있어
더 이상 들어 올 틈이 없다면
반드시 그 무언가를 밖으로 내 보내야 하느니.....
차 문을 열고 황급히 벌판에 오줌을 갈긴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할 겨를도 없었지만
누가 본다고 한들 어쩔 수도 없겠지
오래도록
밖으로 그 무언가를 보내고 나서
안과 밖이 다 평안하다
벌판은 언제나 비어 있어서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나를 무심히 받고
편안히 보낸다
비어진 몸으로 가볍게 차 문을 닫고
간다
말없이
배설을 한 난 유쾌하지만
배설을 받은 벌판은 잘 가라고 한다
벌판에게 배설은 숙명같은것일까?
새똥으로 얼룩진 차의 유리창에서
피할 수 없는 번짐을 본다
안에서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마련
꽉 차면 반드시
밖으로 나가
벌판을
생명을
숙명을 만나야 한다.
아득한 벌판이
아늑한 자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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